[이와오이] 얼룩 (이와오이 교류회)
이와오이 교류회에 냈던 글 웹공개합니다~
어제는 정말 행복한 날이었어요.
네임버스au
우리가 둘 다 열다섯이 되는 해에 오이카와는 펑펑 울었다.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이라고는 죄다 말도 안 된다거나 이럴 리가 없다거나 억울하다는 내용으로 꼭 장난감을 얻지 못해 칭얼거리는 어린애 같았다. 하지만 그보다는 간절했을 거라 생각한다. 오이카와는 그 날 아프지도 않은데 배구연습을 빼먹었다. 이런 일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의 부모님은 물론이고 감독님도 당황스러워했다. 이런 때마다 어른들을 대신해 오이카와를 달래던 사람은 나였다. 그 날도 아주머니에게 오이카와가 하루 종일 거울만 보고 있으니 어떻게 좀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평소라면 냉큼 달려갔겠지만 그때는 고개를 저으며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답했다.
운명론이라는 말이 있었다. 과거에는 운명의 존재를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으로 나뉘어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람의 몸에 글자가 새겨지면서 누구나 운명을 믿게 되었다. 남녀와 노소를 가리지 않은 두 사람이 동시에 열다섯이 되는 순간 살갗 위로 서로의 이름이 떠올랐고, 함께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행복한 결말이 보장되었다. 그러니 그것이 운명이 아니라면 무엇을 운명이라고 하겠는가? 사람들은 열다섯이 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자신의 몸에 글자가 떠오르는 것을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운명은 낭만주의자답게 일부의 사람에게만 주어졌다. 그 알 수 없는 현상 속에서 오이카와는 자신의 운명을 맹신했다.
“내 운명은 이와쨩이야. 그 외엔 없어.”
함께 맞이한 열넷의 오월, 오이카와는 내 등에 기대어 벅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에게는 불안 한 점 느껴지지 않았고, 앞으로 우리에게 펼쳐질 행복의 길만이 보이는 듯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 역시 다르지 않았다. 내가 먼저 열다섯이 되었을 때, 오이카와는 둘뿐인 탈의실에서 장난스럽게 내 옷을 들췄다. 몸싸움을 걸어 넘어뜨리고는 양말을 잡아당겨 발바닥을 빤히 들여다보는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다. 내 몸은 어릴 적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흉터뿐 이름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오이카와는 안도하는 기색조차 없이 미소를 머금고 내게 입을 맞췄다. 우리는 서로의 손을 단단히 얽으며 속삭였다. 빨리 열다섯이 되면 좋겠다. 어서 네가 열다섯이 되면 좋겠어. 우리에게 오이카와의 생일까지 닿는 사십일은 꿈같은 기다림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오이카와의 생일에 어떤 이름도 찾지 못했다. 오이카와는 하루 종일 거울 앞에서 윗옷을 들추고 바지를 벗으며 몸 곳곳을 뒤졌다. 어릴 적부터 갖고 있던 점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그것이 어떤 모양을 띄지는 않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그렇게 일주일동안 집착 어린 시간을 보내던 오이카와는 무슨 생각인지 넋을 탁 놓았다. 이번에는 가만 두고 볼 수가 없어 먼저 다가가 말을 걸었다.
“다들 운명 같은 거 없이도 결혼하고 가정을 꾸려. 우리도 그러면 돼.”
내 나름의 각오였다. 오이카와는 무슨 생각인지 한참 말이 없다가 내 손을 잡았다. 크기가 엇비슷한 두 개의 손이 간절하게 맞닿아서 떨어질 생각을 안했다. 오이카와는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렸다.
“그래도 우리는 운명이야.”
결연한 얼굴에 너 참 대단하다, 그 말도 못하고 그저 웃었다. 풍선 바람 빠지듯 볼품없는 웃음이었는데도 오이카와는 예쁘게 웃어줬다. 그 얼굴로 “그렇지?”하고 물으면 해가 서쪽에서 뜬다 해도 부정을 할 수 없게 됐다. 평소에는 어디 네 말대로 해가 뜨나 보자며 머리 한 번 더 쥐어박았겠지만 그 날은 그마저도 안했다. 그냥 “그래. 네 말이 맞아.” 그랬다. 그렇다 하더라도 오이카와의 의문은 계속되었다. 우리는 왜 글자가 생기지 않을까? 어째서 운명이 아닌데도 서로가 이만큼 좋을까? 그 간지러운 물음들에 뭐라 답도 못하고 뺨만 긁적였다.
운명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도 우리에게 위기는 없었다. 애초에 반드시 이름이 떠올라야 누군가와 맺어진다는 법이 없어 좀 더 각별하다는 소리는 들어도 이상하다는 소리 들을 일은 없었다. 열여섯이 되는 해에도, 그 다음, 그리고 그 다음 해에도 다툼만이 있을 뿐 이별은 없었다.
“어, 이와이즈미. 너 옷 벌써 갈아입었냐?”
“왜 혼자 들어와? 오이카와는?”
탈의실로 들어오던 하나마키가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걘 들어올 생각이 없던데.”
그 말을 듣자마자 머리에 열이 올라서 이마를 짚었다. 하나마키는 구경거리가 생겨서 좋은지 벌써부터 연신 웃음 띤 얼굴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두 팔 걷고 탈의실을 나가 코트 안으로 배구공을 던졌다. 수년간 단련한 솜씨가 어디 갈 리 없지. 공은 정확히 오이카와의 등에 맞고 땅을 굴렀다. 오이카와는 허리를 굽히고는 자기 등을 문질렀다. 가까이 다가가니 고개 아래로 울음소리가 들렸다.
“너 내가 그만하고 들어오랬지.”
“지금 막 끝내려던 참이었는데!”
“지금이 아니라 아까 끝냈어야 했다니까? 빨리 앉아, 스트레칭하게!”
투덜거리는 오이카와를 앉혀놓고 주변을 둘러보면 뭐 재미있는 구경이 났다고 체육관 구석구석에서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나머지도 어서 정리하고 집에 가라고 소리를 쳐야 “수고하셨습니다!”하는 외침과 함께 시선이 거두어졌다. 그러는 사이 오이카와는 두 다리를 좌우로 쭉 뻗고 상체를 바닥까지 내리고 있었다. 연습을 하다만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막상 접으라고 하면 스트레칭도 꼬박꼬박 열심히 했다. 열심히 움직이는 뒤통수를 보고 있자니 장난기가 돋아서 등에 손바닥을 얹어 꾹 눌렀다. 끙끙거리던 그가 기어이 비명을 지른 후에야 웃음을 터뜨리며 놓아주었다. 힐끗 돌아보는 얼굴이 울상이다.
“말 안들은 벌이야.”
“내 운명의 상대는 너무 폭력적이야.”
급기야는 손가락 마디로 눈물 찍는 시늉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입은 한참 전부터 웃느라 바빴다. 오이카와가 꼼꼼하게 스트레칭을 하는 사이 3학년은 물론이고 후배까지도 체육관을 나섰다. 그에 하나하나 인사를 하면서도 오이카와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문이 닫혔을 때, 오이카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개운하다는 듯 어깨를 두 바퀴 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오이카와는 탈의실로 한 발 들이다가 고개를 홱 돌렸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몰라도 얼굴이 벌써 재밌어 죽는다. 눈을 야무지게 휘어 웃더니 “이와쨩, 요새 나 옷 갈아입을 때마다 밖에 있더라?”한다. 저런 말을 할 줄 알고 있었는데도 막상 들으면 참 대꾸할 말이 없다.
“시끄러워. 얼른 갈아입고 나와.”
“왜? 오이카와 씨 벗은 몸을 보면 막 그래? 막…….”
던져줄 공이야 많다. 개중 하나를 쥐고 허공으로 한 번 띄우니 냉큼 탈의실 안으로 숨어버린다. 한숨 한 번 길게 내쉬고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물건들을 차곡차곡 쌓았다. 오이카와가 마지막까지 쓰던 공을 넣고, 창고 안을 빙 둘러보고, 문을 제대로 잠그고, 네트의 끈이 헐렁하진 않은지 확인하고……. 연습을 오래하는 오이카와 탓에 체육관 뒷정리라면 이골이 났다. 마지막으로 체육관 열쇠를 손에 꼭 쥐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오이카와가 나왔다. 방실방실 웃는 얼굴이 냉큼 이쪽으로 걸어온다.
“이와쨩, 집에 가자.”
우리는 가로등 아래로 자박자박 말없이 걸었다. 어떤 날은 토라져서 말이 없고, 어떤 날은 말이 너무 많고, 어떤 날은 웃느라 말 한 마디 못한다. 늘 같은 길인데 매일매일 달랐다. 그것은 온전히 오이카와의 덕이었다. 매년 질리도록 보는 초록잎사귀를 보고도 오이카와는 새로운 걸 찾아내고는 했다. 그는 어, 하고 소리 내며 나뭇가지 하나를 가리켰다.
“열매가 맺혔어. 손톱만 해.”
오이카와는 자기 검지손톱을 내보이며 신기하다는 듯 말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도 않는데 용케도 찾아냈다는 생각을 하며, 나 역시 고개를 들었다. 문득 나무도 짝이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들었다. 물론 바보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오이카와 또한 같은 물음을 가진 듯 했다. 그는 입술을 조그맣게 벌렸다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왜 우리는 글자가 안 생겼을까?”
이것은 아마 평생토록 답을 얻지 못할 물음이다. 답은 하나뿐인데 우리가 그 답을 믿지 않는 까닭이었다. 오이카와는 느리게 눈을 깜박이면서도 올곧게 나를 보았다. 바짝 타는 입술을 한 번 물었다가 놓으며 오이카와의 머리를 헝클었다.
“안 생겨도 돼. 어차피 우리가 헤어지지 않으면 그런 건 의미 없잖아.”
잘 정돈된 머리를 엉망으로 만들어놔서 금방 빽빽거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잠잠하다. 자기 머리에 손을 얹고 천천히 빗으면서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 했다. 눈동자가 따라 흘러가듯 한 쪽으로 기울었다. 한참을 그러다 전구를 켠 것처럼 얼굴이 환해진다. 두 손바닥을 마주쳐 경쾌한 소리도 냈다. 마치 막혔던 퀴즈를 푼 것처럼 시원한 얼굴이었다.
“알았다. 우리가 너무 가까워서 그래.”
“뭐가?”
“멀리 있는 사람은 운명인지 모르니까 그런 식으로 알려주는 거야. 하지만 우린 그런 거 안 알려줘도 어릴 때부터 찰싹 붙어있었는걸? 번거롭게 가르쳐줄 필요가 없는 거지!”
또 그 날의 얼굴이다. 손등으로 입술을 한 번 가렸다가 씩 웃으며 얼굴을 다 내보인다. 반듯한 이목구비가 무슨 말을 해도 거절 못하도록 환히 웃었다. ‘그렇지?’라고 묻기도 전에 “그러네.”라고 냉큼 답했다. 그러자 오이카와의 걸음이 한껏 가벼워졌다. 나보다 반걸음 정도 빠르다. 머리카락이 흔들리면 그 애의 빨갛게 익은 귀와 목덜미가 보였다. 나도 모르게 손끝으로 목을 톡 건드렸다. 오이카와의 어깨가 팝콘처럼 튀었다. 아닌 척 돌아보며 걸음을 늦추더니 내 팔을 잡는다. 손바닥이 갓 나온 호빵처럼 따끈했다.
“이와쨩, 우리 문신 같은 거 할까? 이름 새기자.”
“아직 학생이잖아.”
“그게 걸리면 졸업하자마자 하면 되지. 싫어?”
아직 대답도 안했는데 내 손목을 들여다보며 여기가 좋을까 저기가 좋을까 고민하기 바쁘다.
“내가 생각해봤는데, 오히려 디자인이랑 자리도 우리가 마음대로 고를 수 있어서 더 좋지 않아? 근데 좀 아프대. 이름만 새기는 거니까 괜찮겠지만.”
아직 졸업하려면 몇 달이나 남았는데, 오이카와는 지금 당장 문신할 자리를 고르지 않으면 못 견딜 것처럼 굴었다. 잠시 턱을 쥐고 고민하다가 오이카와의 한 쪽 어깨를 잡고 엄지로 쇄골 아래를 문질렀다.
“여기다 하자.”
“에, 왜?”
“할 때 보이게.”
오이카와의 얼굴에 경악이 찬다. 펄쩍 뛰며 아닌 척하는 주제에 세상에서 제일 변태 같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 진짜 변태 같은 말을 하면 어떤 반응일지 궁금해져서 무엇으로 할까 고민에 빠졌더니 그 새 눈치를 채고는 오늘은 참으란다. 그렇게 난리법석이었지만 오이카와도 내 목 아래를 힐끔힐끔 훔쳐보는걸 보니 내심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별 것 아닌 일에도 금방 운명을 속삭이는 모습과 부끄러우면 달아났다가도 금방 뻔뻔해져서 돌아오는 얼굴이 언제나 반듯하고 맑다. 그걸 보면서 생각한다. 아, 이 애가 좋다. 그렇게 생각할 때면 금방 알아채고 얄궂게 웃는 모습도 역시나 좋다. 헤어지기 전에 일찍 자라고 인사하면 좋은 꿈을 꾸라고 답하는 것 또한 좋다.
홀로 방안에 들어와 불을 켰다. 타이밍 맞게도 오이카와에게서 문자가 한 통 온다. 오이카와는 방금 들어가는 걸 보고도 잠들 때까지 문자 나누는 것을 좋아했다. 메시지를 확인한 후에 거울 앞에서 교복 와이셔츠를 벗었다. 가만히 거울 속의 나와 눈을 마주치다가 몸을 조금 돌렸다. 왼쪽 등허리에 붉고 거뭇한 자국이 있다. 그 위에 손을 얹어 가려본다. 고작 손가락 하나로 충분히 가려질 만큼 얇고 짧은 이름이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그 자리에 존재했다. 손톱을 세워 이름자 위를 힘주어 긁었다. 며칠 전에 같은 행동을 했기 때문인지 금방 피망울이 맺혔다. 워낙 몸에 자잘한 흉터가 많아 그만한 작은 상처는 도드라지지 않았다. 엄지로 대충 문대고 핸드폰을 쥐었다. 곧 씻으러 들어간다고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오이카와도 씻으러 들어간 모양이었다. 이유 없이 피로가 몰려들어 앞이 가물가물했다.
글자가 나타난 것은 올해 초였다. 누군가 열다섯이 되는 것과 동시에 내 몸에 처음 듣는 이름이 새겨졌고, 그 사람 또한 내 이름을 얻었을 것이다. 그 날은 아주 오랫동안 목욕을 했다. 그렇게라도 지울 수 있다면 그러기를 원했다. 김이 하릴없이 빠져나가는 욕조 안에서 몸과 마음이 차츰 식어갔다. 욕조에서 나와 조금도 흐려지지 않은 이름 위로 손가락을 올렸다. 뭉툭한 손톱이 살갗을 파고들수록 미간이 찌푸려졌다. 물기를 닦아내고 욕실을 나왔을 때, 어머니가 “하지메, 왜 이렇게 목욕을 오래 하니? 토오루가 세 번이나 전화했어.”라고 말했다. 피가 송골송골 맺힌 상처를 수건으로 훔쳐내며 “깜박 졸았어요.”하고 답했다. 방으로 돌아가 오이카와에게 전화를 걸자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냐며 투정을 부린다. 침대에 누워서 또 다시 “목욕하다가 졸았어.”하고 말했다. 금방 바보 같다고 놀릴 줄 알았는데 오히려 삐죽한 소리로 캐묻는다.
“거짓말. 뭐 고민 있었지?”
“귀신같네.”
“이와쨩은 내 손바닥 위에 있으니까! 자, 내가 들어줄게. 말해봐.”
오이카와는 원래부터 눈치가 빠른 편이지만 나에 관한 것이라면 더했다. 그렇다하더라도 내 몸에 글자가 나타난 것은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의외로 꽉 막힌 데가 있어 믿는 것이 있다면 무를 줄을 모른다. 눈을 감은 채로 채근하는 것을 듣다가 낮게 웃었다.
“네가 너무 시끄러워서 뭐가 고민이었는지 잊어버렸어.”
그 말에 오이카와는 한참이나 말이 없다가 “그래?”하고 물었다. 나 또한 한 박자 늦게 “그래.”하고 대답했다. 등허리의 작은 상처가 따끔거렸다. 그걸 달래듯 오이카와의 목소리가 간지럽게 들려왔다. 오랜 목욕 탓인지 꼭 자장가 같았다. 응, 그래, 맞아. 하나하나 대답하며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자 우리는 운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던 오이카와의 얼굴이 떠올랐다. 오이카와는 틀리지 않았다. 틀린 것이 있다면 오이카와가 아닌 다른 무언가일 터였다.
그날부터 내 몸에 생긴 오답을 긁어내기 시작했다. 반듯했던 이름은 조금씩 어그러져서 점점 그냥 상처처럼 보였다. 상처가 찌르는 듯 아픈 날도 오이카와가 웃으면 그냥 그걸로 되었다. 만약 운명을 저버린 대가가 겨우 이것이라면 참 우스운 말장난이라 할 터였다. 終